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힉스필드 세계 최초 AI 장편 영화 상영회 인사이트 후기

안녕하세요. 행사에 직접 다녀와, 현장에서 건진 인사이트를 전하는 이벤터스 큐레이터입니다. 지난번 힉스필드 AI 영화 상영 및 네트워크 파티에 다녀왔어요. AI로 만든 영화를 직접 보고,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AI 활용 이야기도 들어봤는데요. 단순한 영화 상영회를 넘어, AI 시대에 콘텐츠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 많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이야기들을 소개해볼게요.

 

1. 세계 최초 AI 장편 영화의 시사회
 

힉스필드(Higgsfield)는 자체 AI 영상 생성 툴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이번에 상영한 «HELL GRIND»는 AI 툴만으로 제작한 세계 최초의 AI 장편 영화로, 칸 국제영화제 공식 부문에 두 차례 초청됐던 감독 Adilkhan Yerzhanov가 공동 각본에 참여했고 15명 규모의 제작진이 붙었어요. 90분 장편의 총 제작비가 컴퓨팅 비용까지 포함해 50만 달러 미만이었는데, 통상 유사 장르·분량의 전통적 영화 제작비가 5천만 달러 수준이니 대략 100분의 1 규모입니다.

행사는 서울 강남 잼라운지에서 네트워킹 → 상영 → 네트워킹 으로 진행됐고, 참가비는 2만 원이었어요. 그런데 로제떡볶이·피자·치킨·짬뽕에 무제한 주류까지 나왔고 참석자 전원에게 스냅백 모자와 20만 원 크레딧 추첨까지 걸려 있어서, 공간·음식 비용을 생각하면 오히려 운영 측이 적자에 가깝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참석자 구성도 브랜드 마케터·유튜브 코리아 관계자·애니메이션 및 영화 감독까지 AI를 각자 다른 각도에서 쓰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서, 영화 자체만큼이나 대화에서 얻는 게 많았어요.

2. AI 영상, 이젠 화면만 놓고 보면 진짜인지 헷갈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행사 초반에 나온 인트로 한국 AI 캐릭터 영상은 통일감 있게 잘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잘 만든 AI 영상" 정도의 인상이었어요. 그런데 본편이 시작되고 외국인 캐릭터 장면들이 나오자 감상이 달라졌습니다. 몇몇 컷은 캡처해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도 AI로 만든 영상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모를 만큼 자연스러웠어요.

AI 영상에서 중요한 건 결국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인데요. 이번 영화를 보면서 "여긴 좀 다른데?" 하고 지적할 지점을 따로 찾을 수 없었어요. 이전에는 'AI로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있었다면, 이제는 '관객이 AI로 만든 콘텐츠라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날이 머지않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콘텐츠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이건 큰 얘기예요. 상품 이미지의 배경이나 광고 컷, 브랜드 필름의 일부 장면처럼 지금도 실사 촬영 없이 AI로 제작해도 자연스러운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이제는 실사 촬영 비용을 검토할 때 AI 제작 옵션을 함께 비교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점이 왔다는 걸, 이번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3. AI 활용법에는 정답이 없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참석자들과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같은 AI를 두고도 활용 방식과 접근법이 완전히 달랐다는 것이었어요.

1. 브랜드 마케터

한 브랜드 마케터는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상품 포스팅 이미지의 90% 이상을 AI로 제작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회사 내부 AI는 정보 검색 정도로 활용 범위가 제한적이었고, 외부 AI에 회사 정보를 입력해 사용하는 데도 보안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했어요.

2. 유튜브 코리아 관계자

유튜브와 관련된 업무에서는 Gemini가 유용하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Google 계열 서비스인 만큼 유튜브와 관련된 정보를 폭넓게 학습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어요. 알고리즘을 공략하기 위해 특정 시간대를 찾기보다 결국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도 인상적이었습니다.

3. 애니메이션·영화 감독

애니메이션·영화 감독은 대본 초안과 대사의 대부분을 직접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AI에게 맡길 수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결을 정확하게 구현하지 못해 결과물을 수정하는 데 오히려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어요.

이처럼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로 대체한 사람부터 이제 막 활용을 시작한 사람까지, 각자의 방식이 모두 달랐습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중요하게 생각해 아직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고요. 결국 AI를 잘 활용한다는 건 단순히 'AI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내 업무에서 AI가 가장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것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AI로 영화까지 만드는 시대, 남는 경쟁력은 "사람의 기준"

이번 영화 역시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만든 것은 아니었어요. 약 3주라는 짧은 제작 기간 동안 감독과 함께 만든 영화지만, 스토리텔링부터 대본까지 AI가 100% 만든 건 아니었습니다. 감독이 "이런 이야기를 이런 결로 만들고 싶다"는 방향을 계속 붙잡고, 그걸 AI로 구현해가는 과정에 가까웠어요.

이건 앞으로의 콘텐츠 제작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에 대한 힌트이기도 합니다. 도구가 열리면 열릴수록 같은 정보를 넣고 비슷한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사람들의 결과물은 결국 비슷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렇다면 결국 차이를 만드는 건 AI를 얼마나 잘 다루느냐가 아니라, AI를 이용해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입니다.

반대로 자신만의 관점·경험·취향·기준이 있는 사람은 같은 도구로도 다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요. 콘텐츠 실무자 입장에서 이걸 오늘부터 적용하는 법은 단순합니다. AI에게 "예쁜 카페 사진 만들어줘"라고 던지기 전에 결을 먼저 정하는 것. "오후 3시 통창으로 햇빛이 드는 미니멀 카페, 아이스라떼 클로즈업, 배경은 흐릿하게" 정도로 결과물의 결을 미리 설계해두고 AI에게 넘기면 왕복 횟수가 확 줄어듭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건 프롬프트 기술이 아니라 편집자 감각인 셈이에요. "무엇을 넘길까"보다 "무엇만큼은 내가 직접 결정해서 넘길까"가 더 실질적인 질문입니다.

6. 남는 건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라는 질문

어쩌면 앞으로의 AI 활용에서 가장 먼저 필요한 건 새로운 툴을 배우는 일이 아니라, "나는 무엇을 만들고 싶은가?"를 생각하며 내가 어떤 결과물을 만들고 싶은지 기준을 세우는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AI가 영상 제작의 상당 부분을 대신할 수 있다는 건 이제 «HELL GRIND»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AI가 만들어주는 결과물을 그대로 쓰는 것과, 내가 원하는 걸 AI를 통해 구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어요. 도구가 커질수록 오히려 사람의 관점과 기준이 콘텐츠의 차이를 만드는 요소가 된다는 생각이 남았습니다.

이벤터스에는 이런 실무 밀착형 인사이트를 나누는 행사가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큐레이터가 직접 고른 분야별 추천 행사를 소개하는 '이벤트레터'도 운영하고 있으니, 관심 있는 행사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구독해보세요! 저는 다음 콘텐츠에서 유용한 행사 인사이트로 다시 찾아올게요. 🙋‍♀️